(※ 저의 모든 영화 / 드라마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국 케이블TV 채널 Syfy 오리지널 드라마 ‘해피!’ 두 시즌까지 방영되었으며 시즌1은 2017년 12월~2018년 1월, 시즌2는 2019년 3월~5월까지 각각 방송되었다.
넷플릭스에서 추천작으로 자주 떠오르고 예고편이 눈길을 끌기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틀면 어?오랜만에 취향을 제대로 저격당했어.
매번 피칠갑은 기본적으로 폭력성, 선정성도 최고 수준, 회를 거듭하는 기괴한 설정까지, 그러나 진지함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블랙코미디의 향연. 경이롭다.
모종의 사건 후 경찰을 은퇴하고 살인청부업자로 살아가는 ‘닉 색소폰(크리스토퍼 멜로니)’에 어느 날 딸의 상상 속 친구 ‘해피’가 찾아와 눈앞에 보이기 시작한다.
본인에게 딸이 있는지도 몰랐던 닉은 해피를 통해 딸이 위험에 처한 것을 알게 되자 혼란에 빠진다. 술과 마약에 빠져 살았기에 해피 자체가 당연히 환각이라고 생각했지만 전혀 사라지지 않는 해피 존재에 점차 현실(?!)을 받아들이고 딸을 구하기 위한 여정에 발을 들여놓는다. 그리고 그 여정에 여러가지 기상천외한 보복이…ㅋㅋㅋ

얘가 해피해요.전체적으로 모든 것이 지나치다.일단 설정부터가 지나치다. 아이들의 상상 속 친구가 실재한다는 설정이지만 문제는 그 상상 속 친구들이 현실로 모여 있을 때는 인간과 다르지 않다. 주먹다짐, 공격하면서 서로 죽이기까지. (섹o까지 한다..)


…….
경찰은 당연히 범죄세력과 결탁하고 있고, 어린이 우상이라는 작가는 사이코패스 확신범에게 외계 생물 같은 것과 소통하고 있다. 범죄조직 두목은 대대로 악마가 기생하는 핏줄을 갖고 있다.
누군가 메인이라고 하지 않고 등장하는 빌런 모두(사실 등장하는 모두가 빌런에 가깝다.) 저지르는 악행의 정도가 거의 엽기에 가깝다. 아동 납치는 기본, 선물 상자에 아이들을 포장해 고위층 어딘가에 배달하는 사업체가 있고 아이들의 순수를 유지한다며 뇌간에 못을 박는 산타도 있다.

문제의 산타클로스

문제의 악당: 소니 샤인&블루

소니 샤인의 정식 소유주인 위시들. 인형 속에 정체 불명의 생물체
설정이 과도하다 보니 주인공이 누구를 어떻게 죽여도 응원과 환호를 연발하게 된다. ‘아저씨’에서 원빈이 금니의 다리를 빼고 모두 씹어 먹는 장면에서 잔인함보다 통쾌함이 밀려오는 원리와 닮은 듯하다. 정확한 용어가 있을텐데..
닉은 딸을 구하고 두 시즌에 걸쳐 거의 모든 보복을 한다. 대부분의 미드들이 그렇듯 시즌3를 염두에 둔 결말로 끝나지만 제작 소식은 없다. 솔직히 시즌2까지 온 것도 훌륭한 것 같아.SyFi 오리지널이지만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처음에는 당연히 넷플릭스 오리지널인 줄 알았다. 이런 맥빠진 작품을 메이저 채널로 제작할 리가 없다는 타당한 추론. 그런데 썸네일에 N자가 없어서 왜 그럴까. 라고 검색해보니 Syfy 작품이다.

<해피!> 공식 홈페이지(SyFy)에 내걸린 메인 이미지. 넷플릭스로 출시된 걸 굉장히 만족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wSyFy 채널에 대해 궁금해서 찾아봤다. 왠지 지금까지 만난 기묘한 작품들 중에 그 동네에서 만든 게 꽤 생길 것 같았다. 그랬더니 웬일인지 그보다 더 같은 동네였다. 물론 주력은 SF 콘텐츠, 그러나 이외에도 공포, 괴수, B급 콘텐츠를 쏟아내는 채널로 유명했다.
아주 흥미롭게 보던 중 조기종료된 초능력물 <알파스>와 SF 고전 배틀스터 갤럭티카를 리메이크한 동명의 작품 <배틀스터 갤럭티카>를 방영했다. 먹버스터 명가 아사이람의 콘텐츠 다수를 집중 방영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상어가 비처럼 내리는 <샤크네이도> 같은 것..; 최근작으로 <레지던트 외계인> 등이 있다.미드 <해피!>는 <아드레날린24>의 ‘브라이언 테일러’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그래픽 노블 최고의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그랜트 모리슨’이 각본을 맡았다.
동명의 코믹스 원작이 있는데 코믹스 ‘해피!’는 그랜트 모리슨이 글을 쓰고 <패니셔>, <울버린>, 그리고 아마존 프라임 <더 보이즈>의 원작 코믹스 <더 보이즈>의 작가 ‘델릭 로버트슨’이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코믹스 <해피! 원작 코믹스는 볼 수 없었는데 왠지 드라마와 싱크로율이 높을 것 같다. 특히 닉의 그 긴 목도리나 얼굴 가득 그려진 흉터를 보면.

이 상황에서도

이 상황에서도!

결국 살아남아 술을 마시는 주인공 닉 역의 ‘크리스토퍼 멜로니’는 뭔가 아주 친근한 이미지를 어딘가에서 많이 만난 것 같다. 필모를 알아보니 제가 본 작품 중에선 ‘해롤드와 곰’, ‘커리어스’, 그리고 ‘맨 오브 스틸’에서 각각 조연으로 출연했다. 맨옵스에서는 영화 후반에 슈퍼맨을 인정하고 돕는 나단 하디 대령 역이었다.
그리고 <해피!사랑이 담긴 악당 스무디 역의 패트릭 피슬러. 여러 작품에 출연했지만 안타깝게도 제 기억에 남는 작품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ㅜㅜ..

이 미소에 속아서는 안됩니다.젠틀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고문 기술자 킬러다. 작중에서는 닉과 애증의 관계에 비슷한 느낌으로 두 시즌 내내 흥정을 이어간다. 고문과 살인에 철학이 담긴, 본인을 예술가로 여기는 사이코패스. 어릴 적 잔혹한 학대로 충격적인 비밀이 있는 캐릭터.

…그렇지만 닉에게 이렇게 붙잡히고 최후를 전투력 만렙 주인공 닉과 악행력 만렙의 악행력들이 끊임없이 쫓아다니며 치고받는 과정에서 가끔은 폭력적으로, 가끔은 선정적으로, 가끔은 고어틱 혹은 그로테스크로 진행되는 닉과 해피 이야기는 숨이 막힌다.
특히 닉과 해피 티키타카를 비롯한 다양한 설정은 동심의 정의를 새롭게 재구성한다. 해피는 닉의 살인과 도박, 마약에 참여하며 즐거워한다. 전 세계 어린이들은 사이코패스 소니 샤인의 공연에 열광한다. 스무디의 감정선 변화도 마찬가지다.

카드판에서 상대방의 패를 닉에게 읽어주는 해피(a.k.a 타락의 아이콘) 어쩌면 순수한 폭력과 순수한 동심은 일단의 차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고, 아니면 위선보다 폭력이 동심에 가깝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고. 아니면 그냥 과도한 보복에 명분을 주기 위한 장치일 수도 있고.
어쨌든 드라마 <해피!>의 세계관은 우리가 늘 생각했던 동심이나 폭력, 우상,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만약 현실감을 확 줄인 이유가 ‘딱 봐도 픽션이 아니야, 편하게 즐겨’ 같은 것이라면 굉장히 친절한 배려다. 보는 동안 정말 즐겁고 즐거웠어.B급 액션 장르를 선호하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혹은 새로운 경험, 도전해 보고 싶은 분들에게도 추천한다. 그러나 만약 이 장르의 입문자라면 공식 홈페이지(SyFy) 이미지에 적혀 있는 문구(yourlifewill neverbethesame)처럼 감상 후 당신의 삶은 결코 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킹스맨 저리가

비하인드 컷… 그런데 보자마자 뿜어져 나왔어. 두 분의 궁합이 아주 좋아요.